그 날은... 음. 그래.
밀린 집세를 내기 위해 막노동을 시작한지 이틀 째 되는 날이었을거다.
건물 건설 현장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정신없었고 쉴 틈도 없었다.
날이 더워 그 날 나시한장만 걸치고 일을 했다.
나는 짐을 나르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는데 나르는데에 정신이 팔려 내 뒤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신경쓰지 못했다.
그 탓에 그들이 들고있는 폐기처리 될 큰 유리조각이 내 등을 베어버렸다.
고통은 스멀스멀 올라왔고 땅이 피로 젖어 들어갔다.
다행이도 바로 나는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바로 찢어진 살을 봉합했다.
그와중에도 나는 밀린 집세가 생각나 슬금슬금 기어가는 목소리로 이런거 안해도 괜찮아요. 라고
날 병원까지 대려와준 아저씨가 돈이 걱정되는거라면 자신이 대줄 것이니 걱정 덜라고 했다.
세상에 이런 민폐도 없을거다.
그럼에도 나는 한편으로 안심이 되어 잠이 들어버렸다.
눈을 떴을 땐 6인 병실이었다. 미세한 알콜냄새가 코를 찔렀다.
몸을 일으키자 고통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바로 퇴원수속을 밟고 몸을 겨우 가누며 집에 도착해 기절하듯 쓰러졌다.
동생들이 내 상태가 이상이 있음을 알아차려 몸을 살피기 시작했고 결국에 다친걸 들키고 말았다.
들키지 않는게 이상할정도로 표정이 좋지 못했던거 같다.
무리해서 몸을 이끌고 집에 복귀하는 덕에 상처가 벌어져 다시 피가 꾸역꾸역나오려 들었다.
아키라가 빠르게 소독을 다시해줘서 망정이지, 그대로 손도 못댔으면 집세는 커녕 밥도 못먹일뻔했다.
덕분에 한 이틀은 몸도 못가누고 학교는 물론 아르바이트도 나가질 못했다.
하루나 시로가 찾아오면 걱정만 끼칠 뿐이니 조용히 학교에는 친척일로 집을 비우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정말 숨만 겨우 몰아쉬며 이틀을 고통에 몸부림쳤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결국 소독과 관리를 소홀히 해서 내 등엔 감추기 어려운 흉터 하나가 생겼다.
운이 안좋았다고 생각하지않고
그 날 내가 내 스스로에게 소홀했음을.
소중하지 못했음을 반성했다.